[예시글] 처음부터 만들지 않아도 내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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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일이 잘 안 풀렸다.

뭔가 해야 한다는 건 아는데, 손이 잘 안 갔다. 머릿속에서는 계속 이 방향 저 방향을 재고 있었고, 막상 앉으면 괜히 막막했다.

그래도 오늘은 그냥 해보기로 했다. 기분이 따라오지 않아도, 일단 폴더를 열고, 레포를 보고, 하나씩 바꿔보기로 했다.

머릿속에만 있던 구조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던 게 있었다.

오픈소스 레포를 가져와서 내 흐름에 맞게 고치고, 그 안에서 매일 회고를 하고, 회고에서 블로그 글을 뽑고, 글을 쓰면 바로 웹사이트에 배포되는 구조.

말로 하면 간단한데, 직접 만들려고 하면 생각보다 손이 많이 간다. 폴더 구조도 정해야 하고, 회고 파일은 어디에 둘지, 공개 글과 비공개 기록은 어떻게 나눌지, 배포는 어떻게 할지, 명령어는 어떻게 만들지 하나씩 결정해야 한다.

처음부터 다 만들었다면 꽤 오래 걸렸을 것 같다. 아마 중간에 몇 번은 길을 잃었을 거다.

그런데 유튜브에서 내가 생각하던 방식과 비슷하게 작업한 분을 봤다. 감사하게도 GitHub 레포까지 공개해두셨다. 그걸 보는데, 아 이거다 싶었다.

처음부터 만들 필요가 없었다

완전히 새로 만들 필요가 없었다.

이미 작동하는 구조를 가져와서, 내 회고 방식과 블로그 발행 방식에 맞게 바꾸면 됐다. 이름을 바꾸고, 폴더를 정리하고, 명령어를 내 언어에 맞게 고치고, 배포 주소를 붙였다.

그랬더니 어느새 내 라이프 위키가 생겼다.

비공개 회고는 journal에 쌓이고, 공개할 글은 블로그 폴더에 들어가고, 발행 상태를 바꾸면 웹사이트에 올라가는 흐름. 예전부터 머릿속에만 있던 구조가 오늘 실제 파일과 커밋으로 남았다.

이걸 하면서 초보자에게 필요한 작업 방식에 대한 확신이 다시 생겼다.

따라 해보는 것도 공부다

처음부터 만드는 것도 물론 좋다. 바닥부터 만들어보면 구조를 깊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초보자에게 매번 그 방식만 요구하면 너무 멀다. 시작선에 서기도 전에 지칠 수 있다.

좋은 레포를 가져와서 따라 해보는 것도 공부다.

그 안의 폴더가 왜 이렇게 나뉘어 있는지 보고, 내 상황에 맞지 않는 부분을 지우고, 필요한 부분을 덧붙이고, 에러가 나면 왜 나는지 찾아본다. 그렇게 조금씩 손을 대다 보면 어느 순간 그냥 남의 것이 아니라 내 작업물이 된다.

지피터스 스터디를 하다 보면 스레드에 따라 해보고 싶은 레포가 자주 올라온다. 예전 같으면 저장만 해두고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언젠가 봐야지, 언젠가 해봐야지 하면서.

그런데 이제는 조금 다르게 보고 싶다.

내 폴더에서 한번 실행해보기

괜찮아 보이는 레포가 있으면 일단 가져와보기. 내 폴더에서 실행해보기. 이름 하나라도 바꿔보기. 내 글, 내 데이터, 내 목적을 넣어보기.

그 과정에서 모르는 게 나온다. 그 모르는 걸 하나씩 해결하면서 실력이 붙는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이해해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작동하는 것을 만지면서 이해가 생긴다.

오늘 만든 건 작은 개인 사이트일 수도 있다. 회고와 블로그를 연결한 라이프 위키 하나일 수도 있다.

근데 나한테는 꽤 큰 장면이었다.

남의 레포가 내 도구가 되는 순간

하고 싶은 방식이 머릿속에만 있던 상태에서, 실제로 굴러가는 구조가 된 날. 그리고 초보자에게도 이 길을 보여줄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긴 날.

처음부터 만들지 않아도 된다.

좋은 것을 가져와서, 이해하고, 바꾸고, 내 삶의 흐름에 붙이면 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그건 남의 레포가 아니라 내 도구가 되어 있다.